니콘 경력 15년 이상의 팬이 체험한 '니콘 뮤지엄'의 "심오한 광학의 역사"
니콘은 일본을 대표하는 카메라 제조 기업으로 세계적인 지명도를 자랑합니다. 100년 이상 이어져 온 기업의 수많은 역사를 제품들과 함께 알아볼 수 있는 전시 시설이 도쿄 미나토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니콘의 카메라를 약 15년간 계속 사용해 온 필자가 '니콘 뮤지엄'의 심오한 세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게재된 정보는 2021년 4월 19일(취재) 시점의 정보입니다. 시설에 따라 접수 시간이 변경되었거나 휴업 중일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각 시설의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긴급사태선언 발령 중 불요불급한 외출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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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광학 기기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 니콘의 역사
''니콘 뮤지엄'은 니콘 본사 근처 시나가와 인터시티 C동 2층에 있습니다. 시나가와역 고난구치 출구의 보행자 데크에서 시나가와 인터시티 방면으로 향하면, 유도 안내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층 빌딩 안에 있는 입구는 그야말로 이곳에서부터 시작하는 심오한 세계로 향하는 입구입니다.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접수처 뒤에는 니콘의 로고를 만든 가메쿠라 유사쿠의 '니콘 F' 포스터가 장식되어 있어서 시작부터 니콘 팬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참고로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방문 예약은 필요 없지만, 입관 시에 전화번호 또는 이메일 주소를 등록해야 합니다. 그리고 입관 시에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며, 입구에는 손 소독액과 터치패널 조작용 펜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도 신체 접촉이 발생하는 전시를 일시 중지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만반의 대책이 세워져 있습니다.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빛과 정밀, 100년의 발자취'라는 제목이 붙여진, 니콘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는 기업 연표입니다. 니콘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이상 전인 다이쇼 6년(1917년)에 창업했습니다. 거국적으로 근대화가 진행되었던 당시, 독일 등의 유럽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던 광학기기의 국산화를 목표로, 이와사키 야타로의 조카 아와사키 고야타 등이 세 기업을 통합하여 '일본광학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하며 니콘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의 주력 제품은 군용 광학 기기와 쌍안경 등으로, 일반인을 위한 카메라 제조사로서 알려지게 된 것은 전쟁이 끝난 후의 일입니다. 그리고 쇼와 34년(1959년) 수많은 최첨단 기술이 담긴 니콘 최초의 렌즈 교환식 일안 반사식 카메라 '니콘 F'를 발매하며, 카메라 제조 기업으로서 부동의 지위를 획득했습니다.
무게 850kg의 "석영 유리 덩어리"에 경악
다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전체 길이 1.3m, 무게 850kg의 거대한 '합성 석영 유리 잉곳'입니다. 그 크기와 빛나는 모습만으로도 "보물"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존재감입니다. 이와 같은 덩어리에서 잘라낸 유리가 반도체 노광 장치의 투영용 렌즈로 사용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니콘 뮤지엄의 상징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시용으로 깎은 단면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보면, 물보다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황홀한 투명함이 느껴집니다. 이날 함께 관내를 돌며 해설해 주신 부관장 나가타 도모유키 씨의 말에 의하면, 이만한 크기의 합성 석영 유리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몇 곳 없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니콘의 역사와 기술에 대해 알 수 있는 영상 라이브러리와 손을 움직이며 난해한 렌즈의 구조를 알기 쉽게 배울 수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렌즈 실험실' 등을 체험해 봤습니다. 200인치의 대화면 극장에서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Z50'을 드론에 실어 하늘에서 촬영한 대자연의 4K 영상을 초거대 스크린으로 감상했습니다. 카메라 마니아들이 '이런 곳에서 촬영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멋진 경치들의 영상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다음 순로의 왼편과 그 안쪽은 기획전 공간이었습니다. 팬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기획전들이 충실히 갖춰져 있는 것 또한 이 뮤지엄의 특징입니다. 이날은 '별의 아름다운 모습을 전해준 천체망원경들'을 주제로 니콘이 제조한 역대 대표적인 천체망원경을 전시 중이었습니다(7월 21일까지 전시 예정). 모두 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것들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중앙에 설치된 '3인치 망원경'은 다이쇼 9년(1920년) 독일의 망원경을 본보기로 개발된 니콘 최초의 귀중한 천체망원경이었는데, 그 망원경으로부터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벽을 가득 채운 역대 니콘 카메라에 감동
그리고 여기서부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카메라 관련 전시가 시작됩니다. '영상과 니콘' 코너에는 20m는 됨직한 유리 케이스를 가득 채운 니콘 카메라들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역대 필름 일안 반사식 카메라의 플래그십인 'F'부터 'F6', 그 흐름을 계승한 DSLR 'D1'부터 'D6'를 중심으로, 주변 제품을 합쳐 500기 이상이 연대순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니콘의 카메라가 이렇게나 많이 모인 광경은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1대씩 소개하는 것은 어려울 듯하여 나가타 씨에게 '니콘 팬들이 즐거워할 만한 기종을 3개 선택해 주세요'라고 질문했습니다. 나가타 씨가 선택한 것은 쇼와 23년(1948년)에 발매도니 니콘 최초의 소형 카메라 '니콘 I형', 쇼와 34년(1959년) 발매된 니콧 최초의 렌즈 교환식 카메라 '니콘 F', 그리고 쇼와 46년(1971년)에 생산된 '니콘 포토믹 FTN NASA' 등 3기종이었습니다.
'그중 '니콘 포토믹 FTN NASA'는 뒤 4문자로 알 수 있듯 NASA(미항공우주국)에 납품되었던 기종으로, 4번째 달 착륙 비행을 달성한 아폴로 15호에 탑재된 특별한 기종입니다. Nikon의 로고까지 덮으며 검은색 일색으로 칠해진 보디는 선내 계기류에 쓸데없는 찍힘이나 반사를 막기 위한 것으로, 우주복의 장갑을 장착해도 조작하기 쉽도록 렌즈에 돌기가 달려 있습니다.
카메라 전시는 이것뿐만 아니었습니다. 근처 전시장에는 '세계 최초 일안 반사식 카메라용 오토 포커스를 실현한 시작 렌즈', '탐험가 우에무라 나오미를 위해 만든 니콘 F2 티탄 우에무라 스페셜', '구장 백 스크린에서 홈에 있는 선수를 찍기 위해 만든, 당시 세계 최장 초점 거리의 줌 렌즈'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레전드급 기종들이 즐비했습니다.
거기다 그 옆에는 역대 일안 반사식 카메라용 렌즈들이 죽 늘어서 있어서, 하나하나 천천히 다 보고 갔다가는 분명 온종일 걸려도 다 보지 못할 엄청난 양이 있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정밀한 기계'라 불린 반도체 노광 장치
귀중한 카메라를 잔뜩 눈에 담고 충분한 만족감이 느껴지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시는 아직 반을 막 넘었을 뿐이었습니다.. 후반은 평소 우리가 좀처럼 볼 수 없는 산업과 의료 연구 등의 분야에서 활약하는 니콘의 기술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측량기 전시 코너의 '코지 미터'는 그 유명한 구로베 댐에서 저수량에 따라 변화하는 제방의 변형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측정기입니다. 얼핏 보면 금속 상자이지만, 알면 알수록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지는 물건입니다.
그리고 그 근처에는 니콘 뮤지엄의 하리라이트 중 하나인, 반도체 노광 장치 'NSR-1505G2A'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반도체 노광 장치는 IC나 LSI 등 토대가 되는 실리콘 웨이퍼에 미세한 전자 회로 패턴을 새기기 위한 기계입니다. 이 'NSR-1505G2A'는 당시 세계 최첨단 초해상도 렌즈와 초고정밀한 기계 제어의 융합으로 쇼와 59년(1984)에 제조되었습니다. 심지어 이곳에 있는 것은 복제품이 아니라, 실제로 회로 패턴을 새기는 동작을 볼 수 있는 실물입니다. 옆에는 더욱더 진보한 노광 장치인 투영렌즈가 전시되어 있어, 예전에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의 그늘에 니콘의 기술이 있었다는 증거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등, 우리 생활에 친밀한 액정 패널 제조에서 사용되는 FPD 노광 장치의 모형, 세포의 구조까지 관찰할 수 있는 '초해상 현미경 N-SIM', Ips 세포를 사용한 재생 의료 연구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세포 배양 관찰 장치 BioStation CT'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토목, 건축부터 의료와 바이오 등의 첨단 연구 분야, 그리고 우주 관측 등, 다양한 산업에 공헌하고 있는 니콘의 대단함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매장에는 뮤지엄 한정 디자인 '니콘 양갱' 등, 멋진 기념품들이 충실히 갖춰져 있습니다. 카메라나 기계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하나하나 발걸음을 멈춰가며 온종일 볼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한 전시입니다. 전체의 반도 전해드리지 못했지만, 꼭 실제로 방문하셔서 느긋하게 감상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