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신미술관 개관 15주년 기념 이우환' 전을 감상 '모노파' 대표작가의 행보를 총 61점의 대표작과 최신작으로 더듬어보다.
2007년 개관 이후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미나토구 롯폰기의 국립 신미술관. 그 기념전인 '이우환'전이 8월 10일부터 11월 7일까지 개최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으며 유학했던 일본에서 본격적인 미술 표현 활동을 시작하여 '모노파'의 대표적인 작가로 세계적인 평가를 받아온 이우환. 그 창작 활동을 더듬어보는 대회고전의 개요를 실제 회장의 모습과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세계적인 현대 작가의 '지금까지와 현재'을 총람하다.
2007년 1월에 개관한 국립신미술관. "컬렉션이 없는" 것이 특징인 미술관에서는 개관 이래 동서양의 시대를 초월한 폭넓은 예술 장르, 혹은 패션, 디자인, 만화라는 미술에 인접한 영역에 대한 의욕적인 기획전이 다수 개최되어 왔습니다. 그 15년째를 장식하는 기념전으로 이번에 기획된 것이, 현대아트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이우환의 회고전입니다.
본 전시회 에서는 회장에 들어가기 전에 이우환의 작품을 접할 수 있습니다. 국립신미술관 정문 앞에 전시되어 있는 것은 최근 작품인 《관계항 - 에스카르고》. '관계항'은 이우환이라는 작가를 대표하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위에서 보면 스테인리스 판이 소용돌이 모양으로 빙글빙글 호를 그리고 있으며, 그 옆에는 가공되지 않은 천연석들이 무심히 놓여 있습니다.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볼 수도 있는 이 작품은 뒤에 서 있는 국립신미술관의 물결치는 외관과 어우러져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 같은 신비로운 조화와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이우환 본인이 전시 구성을 맡은 본 전시회는 총 61점의 작품을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누어 전시. 전반은 초기 활동과 입체 조형 위주로, 후반에는 회화 작품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막 전날에 열린 세리머니에는 이우환 본인도 참석하여 개최를 맞은 기쁨에 대해 말했습니다.
초반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작품 중 하나가 1968년에 그려진 《제4의 구성 A》 입니다. 형광 도료로 입체적인 붉은 서클을 그린 작품은 보는 이의 착시 효과를 이용하여 뫼비우스의 띠처럼 앞면을 알 수 없는 신기함이 감돕니다. 이 시대의 그의 표현에는 이러한 '시각의 불확실성'에 대한 접근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사물과 사물의 관계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
1936년 한국 남부의 경상남도에서 태어난 이우환은 1956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재적 중 일본을 방문. 원래는 요코하마에 사는 삼촌에게 한약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삼촌의 권유로 그대로 일본에 남게 되었고 일본대학 문리학부에 편입하여 철학을 배웠습니다. 졸업 후에는 연극 활동이나 일본화의 기술 습득에 심취하게 되었습니다.그러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갤러리에서 수많은 예술 관계자들과 교류를 쌓아가던 중, 평론가인 이시코 쥰조를 중심으로 한 예술 그룹 '겐쇼쿠(幻触)'가 내놓은 기발한 아트에 자극을 받아 그로부터 느낀 '시각의 불확실성'에서 스스로의 방향성을 찾아, 1968년경부터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초기 활동은 평면 작품보다 입체 작품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다음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작품도 그 시절에 생각했던 것들 입니다. 예를 들어 주사위와 같은 육면체로 짜여진 철판의 이음새에서 솜이 튀어나온 《구조A 개제 관계항》이나 자 위에 돌을 올려놓는 것으로 거리 감각의 불확실성을 표현한 《현상과 지각A 개제 관계항》 등은 보는 이의 시각에 의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이우환은 1960년 말부터 1970년 중반까지 이어져온 '모노파'의 중심적인 존재로서 인식되어 왔습니다. 10명 남짓한 아티스트에 의해서 전개된 '모노파'는 자연계에 있는 것과 철, 유리 등의 2차 산업적인 소재를 "그 물건의 있는 그대로의 형태"로 전시하여 물건과 물건, 그리고 공간과의 새로운 관계성을 추구한 일본의 예술 운동 입니다. 확실히 돌, 유리, 나무, 면, 철 등 특성이 다른 것들끼리 나란히 대비시킨 이우환의 작품은, 세계 속에는 여러 가지 것들이 존재하고 그것들이 공존함과 동시에 서로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는 것을 사물로 가득 찬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전시했던 작품을 재제작한 야외 전시도
전시실에는 작품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없고 이를 대신하듯 곳곳에 이우환의 말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 말들은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나 '예술에서는 하늘을 떠받치느냐 떨어뜨리느냐 그것이 문제다' 등으로 철학적이고 함축적인 느낌이 듭니다. 그런 부분에서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성을 자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보다 자세한 해설이 필요하신 분은 스마트폰으로 들을 수 있는 음성 가이드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사오니 꼭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간을 마음껏 사용한 《관계항- 거울의 길》과 《관계항- 거처(B)》에서는 직접 작품 위를 걸으며 작품의 일부가 되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장내를 둘러보다보면 '여기에도 작품이 있었구나'라고 발견하게 되는 포인트도. 이 곳도 작가 본인이 구성에 힘을 쏟고 있는 기획전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반부터 후반으로 이어지는 사이의 야외 전시실에서는 《관계항-아치》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2014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발표된 《관계항- 베르사유의 아치》를 본 전시회를 위해 재제작한 작품입니다. 주위 경치 속에서 돋보이는 이 작품에는 아치 아래에 스테인리스 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빠져나간 길의 끝에 무엇이 보이는가는 당신의 감성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입니다.
시대마다 단순한 형태로 변천해온 그림
후반부는 1970년대 이후에 시작한 회화 작품 중심의 전시입니다. 1971년에 '파리 청년 비엔날레'에 참가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간 이우환은 현지에서 서양의 화가들과 교류하며 다시 한번 그림에 대한 열의를 품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험을 거쳐 서서히 제작의 거점은 유럽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70년대에 그리기 시작한 〈점으로부터〉,〈선으로부터〉시리즈는 같은 색의 점이나 선이 농담으로 그려져 가는 스토익한 작품입니다. 그로부터 1980년대의 〈바람으로부터〉,〈바람과 함께〉시리즈가 되면 규칙감이 사라지고, 더욱이 1990년대부터 시작되는 〈조응(照応)〉시리즈가 되면 더욱 심플해져, 여백을 읽게 하는 구도로. 그 변천에서 작가가 얻은 깨달음과 갈고 닦은 표현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감상자의 감성을 마구 자극하는 작품들. 작가의 자세한 경력은 행사장에서 배포되는 '이우환 감상 가이드'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현대 아티스트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대표작과 함께 통람할 수 있는 기회. 국립신미술관의 메모리얼 이어를 기념하는 본 전시회를 놓치지 마세요. 이우환전은 11월 7일까지 미나토구 롯폰기 국립신미술관에서 개최 중 입니다.
국립신미술관 개관 15주년 기념 이우환'
개최기간 : 2022년 8월 10일(수) ~ 11월 7일
회장 : 국립신미술관 기획전시실 1E (도쿄도 미나토구 롯폰기 7쵸메 22-2)
개관시간: 10:00~18:00 (매주 금,토요일은 20:00까지. 입장은 폐관 30분 전까지)
휴관일 : 매주 화요일
관람료 : 일반 1700엔, 대학생 1200엔, 고등학생 800엔
전시회 공식 홈페이지 : https://leeufan.exhibit.jp/
개최기간 : 2022년 8월 10일(수) ~ 11월 7일
회장 : 국립신미술관 기획전시실 1E (도쿄도 미나토구 롯폰기 7쵸메 22-2)
개관시간: 10:00~18:00 (매주 금,토요일은 20:00까지. 입장은 폐관 30분 전까지)
휴관일 : 매주 화요일
관람료 : 일반 1700엔, 대학생 1200엔, 고등학생 800엔
전시회 공식 홈페이지 : https://leeufan.exhibit.jp/